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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왜 아버지(아빠)는 했던 말을 계속 또 하실까?

by 락꾸 2024. 9. 22.

가족과 대화를 하다 보면, 어느샌가 아버지가 예전에 했던 말을 또 하시는 걸 보실 수가 있습니다. 대부분의 가정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경우인데요. 왜 아버지는 했던 말을 또 하고 계실까요?

 

아빠는 왜 계속 말할까? 썸네일 그림

 

왜 아버지는 했던 말을 계속 또 하실까?

 

아버지를 떠올리면, 어느 집이나 비슷한 장면이 생각날 것이다. 가족 식사 중, 혹은 저녁 티타임 중 아버지는 예전에 했던 이야기를 또다시 꺼내신다. "내가 젊었을 때 말이야..." 혹은 "옛날에 내가..."로 시작하는 말씀이 나오면, 이제는 아마도 들어본 이야기가 나올 거라는 걸 직감적으로 알 수 있다.

 

가족들은 살짝 미소를 짓거나 이미 알고 있다는 눈빛을 주고받으며 묵묵히 듣기 시작한다. 그런데 왜 아버지는 이렇게 같은 이야기를 반복하시는 걸까? 단순히 건망증 때문일까, 아니면 더 깊은 이유가 있는 걸까?

 

 

반복의 이유

 

했던 말을 또 한다고 하면 지겹다고 느껴질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그냥 그려려니~ 하며 넘어가는 경우가 많은데, 아버지가 했던 말을 반복하는데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다.

 

삶의 교훈

우선, 아버지들이 반복해서 같은 이야기를 하시는 이유 중 하나는 그 이야기 속에 담긴 교훈이 너무나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사실 부모님 세대는 지금의 우리보다 훨씬 더 많은 역경과 경험을 겪으며 살아왔다. 그 경험들은 단순한 추억이 아니라 삶의 교훈과 같은 것이다. 그러니 아버지 입장에서는 그 중요한 이야기를 자녀들에게 전해주고 싶어 하는 것이다.

 

물론 우리는 이미 그 이야기를 여러 번 들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아버지는 언제나 "이걸로는 부족해, 한 번 더 말해야겠어"라는 생각을 하시는 듯하다. 그 교훈은 자식들이 확실히 이해하고, 인생에 실천하길 바라시는 것이다. 그래서 같은 이야기를 반복해서 하시는 것이 아닌가 싶다. 이는 일종의 부모로서의 책임감에서 오는 행동일 수 있다.

 

자부심

"내가 젊었을 때"로 시작하는 아버지의 말은 아버지의 자부심의 표현이다. 아버지들은 과거에 자신이 겪었던 일들을 자랑스럽게 여기며, 그 경험을 다시 한 번 떠올리며 가족과 공유하고 싶어 한다.

 

"내가 젊었을 때 말이야"로 시작하는 이야기는 일종의 아버지의 영광스러운 과거를 상기시키는 것이다. 물론 가족 입장에서는 "또 그 이야기야?"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아버지 입장에서는 이 이야기가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빛났던 순간일 수 있다.

 

특히나 그 이야기가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든지, 어려운 시기를 극복했다든지 하는 것이라면, 그 이야기는 단순한 옛날이야기가 아니라 자부심의 표현인 것이다. 어쩌면 아버지가 그 순간을 다시 느끼고 싶어서라도 같은 이야기를 반복하는 것일 수 있다.

 

본능

한편으로는 아버지의 이런 반복이 유전적인 본능일지도 모른다. 부모로서 아버지들은 자녀에게 무언가를 남기고 싶어 한다. 과거 부족 사회에서부터 우리는 이야기를 통해 지식을 전달하고 역사를 기록해왔다. 지금은 인터넷과 스마트폰이 있지만, 아버지 세대는 이야기가 지식 전달의 중요한 수단이었다. 아버지들은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을 자녀들에게 전달하기 위해 계속 이야기를 꺼내시는 것일 수도 있다.

 

사실 이건 인류가 오랫동안 이어온 이야기 전달의 전통이기 때문이다. 어쩌면 우리는 시간이 지나 아버지가 되었을 때 똑같이 반복하게 될지도 모른다.

 

‘관심 좀 가져줘’

가장 중요한 이유라고 생각되는데, 아버지가 이야기를 통해 가족의 관심을 받고 싶어 하는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가족들 사이에서 어쩔 수 없이 대화가 줄어들고, 서로 바쁜 일상 속에서 대화를 나누는 기회가 많이 줄어들게 된다. 이때 아버지는 본인의 이야기를 꺼내며 가족과의 소통을 이어가려는 것이다.

 

특히, 같은 이야기를 반복하실 때는 어쩌면 가족들이 그 이야기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주기를 바라는 마음일지도 모른다. "이 이야기를 하면 가족들이 내 얘기에 집중할 거야"라는 기대와 함께 이야기를 꺼내시는 것일 수 있다. 때로는 이야기가 끝난 후 가족들의 반응을 기대하시기도 하고, 그 반응이 없으면 다시 같은 이야기를 하시기도 한다.

 

재미있는 패턴, 즐기기

마지막으로, 아버지의 반복적인 이야기는 가족 내에서 일종의 유머 코드로 자리 잡기도 한다. "아, 또 그 얘기구나!"라며 가족들이 웃음을 터뜨릴 때, 아버지도 미소를 지으신다. 반복된 이야기지만, 매번 다른 타이밍에 나오는 그 이야기는 어쩌면 가족들 사이의 유대감을 강화하는 역할을 할 수도 있다.

 

가족들끼리 "이번엔 언제 그 이야기가 나오려나?" 하고 예측하면서 즐거운 마음으로 아버지의 이야기를 듣는 순간이 있을지도 모른다. 이처럼 아버지의 반복 이야기는 우리 가정의 고유한 패턴이자 재미 요소로 작용하기도 한다.

 

아버지가 했던 말을 하는 이유를 표로 그림 그린

 

마치며

 

왜 아버지(아빠)는 했던 말을 계속 또 하실까에 대해 말씀드렸습니다.

 

결국, 아버지가 같은 이야기를 반복하시는 이유는 단순히 건망증이나 이야깃거리가 부족해서가 아니다. 그 안에는 깊은 교훈, 자부심, 그리고 가족에 대한 사랑이 담겨 있다. 아버지의 반복적인 이야기는 우리와 더 소통하고 싶고, 인생의 중요한 경험을 전달하고 싶어 하는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다.

다음 번에 아버지가 "내가 젊었을 때 말이야..."로 이야기를 시작하시면, 익숙한 미소를 지으며 들어드리자. 그 이야기는 단순한 옛날이야기가 아니라, 아버지의 사랑과 관심, 그리고 우리에게 주고 싶은 소중한 교훈이 담긴 특별한 이야기일 테니까. 그리고 누가 알겠는가? 언젠가 우리도 그 이야기를 누군가에게 반복해서 할 날이 올지.

 

이상 락꾸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