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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목욕탕의 매력

by 락꾸 2022. 12. 25.


목욕탕의 매력을 깨달아 갈수록 당신은 어른일 확률이 높다.
목욕의 효능을 몸으로 체감하고 있다는 것은 연륜이 쌓여야만 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목욕탕에 두 시간씩 앉아 있는 부모님을 이해할 수 없었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부모님의 그 모습이 이해가 가기 시작했고 자신이 스스로 목욕탕에 찾아가는 상황이 왔다면 내가 머리로 생각하는 것보다는
내 몸이 목욕탕을 원하기 때문일 것이다.

어릴 적 동네마다 하나씩 있던 대중목욕탕들이 현재는 점점 찾기 힘들어지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우리나라 사람들은 목욕 문화를 즐기고 있고 아직도 대형 사우나 시설보다는 동네 작은 목욕탕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많다.
왜 그럴까? 어렸을 때 아빠와 엄마의 손을 잡고 갔던 오래된 추억 때문일까?

뜨거운 물에 들어가 몸의 피로를 풀고
사우나에 들어가 땀을 빼고
차가운 물에 들어가 시원하게 잠수한번 해주고
몸이 나른하다면 찜질방에 가서 잠을 자고
그리고 잠에서 일어나 타올로 몸을 깨끗이 씻고 밖으로 나와서 머리도 말리고 귀청소도 하고

이렇게 마무리를 해야 목욕을 했다는 기분이 든다.
사람마다 차이가 있어 여러 번 반복을 하는 경우도 있긴 한데 아직까지 나의 능력으로는 무리다.

목욕을 하면 분명히 기분이 좋긴 한데 도대체 어디에? 어떻게? 왜? 좋은지 설명하기가 어려웠다.
몸이 개운하다. 피로가 풀린다 등 이유를 말할 수 있겠지만 목욕탕의 진정한 매력은 아니라고 느껴졌다.

목욕탕이란 단순히 몸을 씻는 장소만을 뜻하지 않는다.
목욕탕 안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나의 친구도 있으며 친척과 동네 이웃들이다.
아버지와 오랜만에 만나는 친구들도 있을 테고 친정에 놀러 온 어머니의 친구가 있기도 하고.
목욕을 끝내고 먹는 바나나우유가 웬만한 카페 저리 가라 할 만큼 맛있는 장소이기도 하다.

이렇게 글을 쓰다 보니 목욕탕의 진정한 매력을 굳이 찾아야 할까? 생각이 된다.
그냥 목욕탕과 내 일상이 나눌필요가 없다고 느껴진다.
목욕탕에 의미를 부여하기엔 내 인생에 너무나 가까이 있다.

2022년에 물러가고 2023년이 다가온다.
동지에 팥죽을 먹으며 나쁜 기운을 몰아내듯이
목욕탕에 들러 몸을 깨끗이 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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